개인회생의 시작, 전화상담의 망설임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하나. 거슬러 올라가려니 한참 걸릴 것 같아 최근 이야기부터 해보련다.

무지성 풀대출+신용+레버리지/인버스, 그래. 안좋은 건 다 했다. 카드론까지 긁어모아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다 그제서야 내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게 됬다.

이미 집도 팔고 남은게 없는데, 넋 놓고 있다가 개인회생 광고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알고리즘은 미리 알고 있었겠지. 온갖 위험한 도박성 주식투자를 할 땐 언제이고, 이제는 회생을 한답시고 여기저기 찾아보았다.

이곳에 전화하면 누가 받을까. 나한테 뭐라고 할까. 너 이자식, 못된 놈이네 하면서 너 같은 인간에겐 회생의 기회를 줄 수 없다고 하진 않을까 혼자서 온갖 망상이 다 들었다.

네이버 검색이나 유투브 이곳 저곳의 법무법인을 골라 봤지만 마땅히 선택 기준이 없었다. 우선 전화부터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검색 상단의 회생전문 변호사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이어진 대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갑자기 이름? …

부채가 총 얼마입니까? 어디서 총 몇군데 인가요?

아직 대출금 일부가 남아 있나요?

직장은 다니고 계시나요? 급여는요?

자녀가 있습니까? 맞벌이면 부양가족 인정은 안될텐데요. 아내분은 얼마나 버시나요?

지금 사는 집은 누구 명의로 계약했나요? ….

생각보다 질문이 빠르고 구체적으로 이어 나갔다. 그래 다 불어보자 다 털어놔보자 했으나, 변호사님은 회생 자격에 해당하는지 판단에 필요한 사실 여부만을 정확히 하려 했다.

또 다른 법무법인 실장과도 통화를 했다. 이 분은 목소리가 따스했다. 나를 위로하려했다. 내가 위로 받아도 되나 싶었다. 사업을 열심히 하려다 실패한것도 아니고, 사기를 억울하게 당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 돈 내가 내고 법률서비스 받아 회생 신청을 대행해 달라는 일인테지만, 그래도 고마웠다.

걱정스런 톤으로 응대한들 회생신청을 잘 접수시키고 변제금을 낮추고 하는 실력과는 별개겠지만, 나는 더 알아보는 일도 귀찮았다. 같은 대화를 또 하겠군…

곧바로 수임계약을 맺고 내가 제출해야 할 서류들이 무엇들인지 안내를 받고자 했다. 주식도 그렇게 급하게 사고 팔고 하더니, 회생신청 준비도 엄청 빠르게 준비했다.

잠깐 이야기를 끊자. 급할건 없으니까.